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하지만 스토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주인공. 그녀는 유독 상사와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그녀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사를 닮은 주인공’은 유독 불행이 끊이질 않죠. 그러 던 어느 날, 상사에게서 예기치 않은 크라스마스 선물을 받습니다. 퇴근길엔 혼자 외롭게 저녁을 먹고 있는 그를 마주치게 되죠. 그녀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기로 결정합니다.
애니메이션 속 상사는 집에 돌아오자 환하게 불이 켜진 트리를 만나게 되죠. 그 아래 놓여진 선물상자도 눈에 띕니다. 상자를 여니, 더 이상 외롭지 않아도 될 강아지가 등장하죠. 그때부터 남자는 친절해집니다. 그녀는 현실에서도 ‘친절’을 시도합니다. 혼자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그의 앞에 앉아 인사를 건네고 함께 밥을 먹습니다. 서로를 향한 다정한 대화가 시작되죠.
우리가 원하는 크리스마스는 늘 같습니다. 일 년 내내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다가도 크리스마스엔 서로에게 따뜻한 존재가 되고, 귀찮더라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기꺼이 어려운 일을 함께 하며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길 바라죠. 표현이 다르더라도 원하는 감정은 같은 겁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이런 바람은 더 강해지죠. 세계가 불확실한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만큼은 연말연시만큼은 희망의 시기가 되길, 브랜드도 우리 모두도 바라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많이 변했다. 유튜브에서 많은 조회수와 화제성을 자랑하는 콘텐츠들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오랜 내공을 갖고 '유튜브를 시도하는' 대기업 산하의 채널들이 많으며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나영석 PD부터 회사 설립 후 채널을 세운 김태호 PD, 그리고 방송에서 정점을 찍은 대다수의 연예인들도 그 힘을 받아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개인화의 상징이었던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누구나 좋아하고 누구나 아는 연예인들의 등장함으로써 아주 작게나마 개인들 간의 공통 알고리즘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를 TV로 시청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인기 많은 특정 채널들은 인기 많은 TV 프로그램 정도로 비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절대적 영향력은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작지만, 콘텐츠의 춘추 전국 시대에서 이만한 영향력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가 유의미했던 건, 많은 사람들의 시청이 트렌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본문에서는 유튜브에 대해서만 다뤘지만 OTT까지 포함한다면 좀 더 복잡해진다.
방송 채널부터 OTT까지 프로그램 제작사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흥행에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영화 제작사가 이에 가담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건 마찬가지라고 한다. 공급부터 수요까지 다 복잡해진 콘텐츠 시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OTT나 유튜브가 지상파나 다른 케이블 채널만큼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디지털 콘텐츠 지불금액은 상승하고 있으며 2030은 유료 이용률이 50%를 돌파했다(하기 그래프 참고). 또, 올해 상반기에 최초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스마트 TV 출하량 비중이 90%를 돌파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24년 트렌드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트렌드라지만, 갈수록 속도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숏폼의 유행과 도파민 중독에 대한 자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시대이자 제로콜라와 탕후루가 함께 유행하는 시대. 유행이 변화하는 속도는 너무 빨라서 모순이 모순 같지 않게 만든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년 영상 콘텐츠 트렌드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 [예능만큼은 둘러앉아 보던 그 맛을 잊지 못한 사람들]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다.